일본 7년차 단상

 

 

블로그 열심히 써보기로 했으니

남겨보는 일본 생활 7년 차(곧 8년 차) 단상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지마세요 입니다.

 

 

 

사실 이 블로그를 오랫동안 안 한 이유도 이거에 가까운데

왜 일본살이를 해야 할까요..?

 

 

 

 

이 블로그를 보고 계시다는 것은

일본에서 교환학생 혹은 유학 혹은 취업하여서

일본살이를 하고 싶은 분이시거나

이제 막 알아보시는 분이실 텐데

 

 

결론적으로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제가 일본 막 왔을 당시에는

환율이 1015엔 막 이럴 때여서

자리 잡는 데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처럼 월급의 10프로가 깎이는 이런 상황은 아니었던 것과

 

일본은 디플레이션 경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월급이 별로 오르지 않을 거라는 점

 

그리고 보통 도쿄살이를 희망하실 텐데

현재 도쿄 집값이 많이 올라

흔히 한국에서 생각하는 빌라정도를 가려고 하셔도

13만 엔(대충 120만 원)을 월세로 내셔야 합니다.

 

 

이 상황에 굳이? 일본?

저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지금 진지해서 말투도 존댓말입니다.

 

 

이 블로그 주인장이 자리를 못 잡아서

이런 글 쓰는 거 아니냐 하실 텐데

제가 자리를 못 잡은 거면

벌써 돌아갔겠죠.

 

 

좀 더 자세하게 

일본생활을 추천드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써볼까 합니다.

 

 

 

 

1. 월급이 오르지를 않는다

 워홀, 취직 공통

 

일본은 버블경제 이후 30년째 디플레이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인플레이션으로 옮겨가는 추세이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월급이 안 오릅니다.

 

단적으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연봉 4천만 원으로 취직한 경우와

일본에서 연봉 5천만 원으로 취직한 경우를 비교해 봅시다.

 

한국의 경우

4천만 * 1.04^7 = 5263만

 

일본의 경우

5천만 * 1.05 = 5250만

※2024년 춘투에서 5%의 월급 상향이 결정되었습니다.

저는 외자계여서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ㅠ

 

 

승진 제외하고 4%로 봤을 때 이 정도입니다.

이주비용 고려 안 해도 천만 원 정도 더 받는 정도로는

굳이 일본 올 필요는 없습니다.

2천정도면 생각해 볼만하겠네요 

 

 

2. 월세가 비싸다.

 워홀, 취직 공통

 

비쌉니다.

한국도 이제 비슷해져서 사실

그렇게 큰 이유는 안됩니다만..

 

전세 당연히 없습니다.

혹시 집 알아보고 있는데 한국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한국에서 일본 집 계약하려고 하시나요?

월세 13만엔 이상 계약하려고 하시는 거 아니시면

당장 한국에서 계약하시는 건 때려치십시오.

 

혹시 이거 알아보시는 당신,

제 예전 글 읽고 셰어하우스를 구하고 있다면 잘하고 계신 겁니다.

 

https://hayanbrownie.tistory.com/33

[D-66] 집 구하기 : 일본 도쿄 셰어하우스 구하기

 

일본집은 우리나라 집이랑 많이 다릅니다.

한국에서 계약한다?

여러분 높은 확률로 후회하실겁니다.

 

일본은 집이 종이상자 같고요..

 

아파트?

당신은 옆집에 몇 명이 놀러 왔는지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될 겁니다.

참고로 이거 제 실화입니다..

 

그리고 아끼는 월세 값보다 

여름 에어컨과 겨울 히터로 더 많은 돈을

지출하게 되실 겁니다.

 

멘션?

23구 내 멘션 축 15년짜리 3평짜리 방 있는 곳에 가고 싶다면

월세 13만을 각오하셔야 합니다.

 

저 지금 사는 UR?

그새 많이 올라서 오오시마 1LDK 42m2 정도 살려하면

다다미 있어도 12만 정도는 각오하셔야 합니다.

그럼 아까 말한 13만 정도에 해당하죠.

내실 수 있으시면 계약 하시는 거 추천 드립니다.

 

https://hayanbrownie.tistory.com/42

일본에서 집구하기 : UR에 입주하기로 했다

 

집 다운 집에 사는건 사실 한국에서도 힘든 일이기는 하죠

하지만 여기는 벽이 얇습니다.

 

하나 팁을 드리자면

일본은 보일러가 없기 때문에

오래된 집(축30년이상)에 살아도

한국처럼 곰팡이 피고 파이프 새고 벽지 망가지고 할 일이 없습니다.

 

축년 오래된 집이 오히려 합리적이라

저는 축년 50년짜리 이상에서도 잘 살고 있습니다.

UR도 70-80년대 지어진 단지들이라

당연히 50년 넘었습니다.

 

보증금 없이 50만원이면

사실 한국에서도 고시원이긴 하죠..

 

 

 

3. 한국에서 유효한 기술이나 경력을 쌓지 못 한다.

취직 + IT 한정

 

일본에서 일하면 물경력된다.

진짜입니다.

 

물론 경력 잘 쌓으시면 아무래도 상관 없긴 합니다만.

그런 분들은 어디서든 잘 하시니 예외로 칩시다.

 

일본의 별명 갈라파고스.

사실 한국도 갈라파고스이긴 합니다만,

IT가 굉장히 느립니다.

 

제가 있던 7년 사이에 많이 바뀌기는 해서 

이제 전자결제 등은 한국이랑 비슷하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2025년의 벽이라느니

이제야 도입하기 시작한

행정서비스 전자화 등등

 

많이 느립니다.

그건 확실히 인지하고 

돌아갔을시 경력이 인정 안 될 것  

각오하고 오셔야 합니다.

 

 

라쿠텐이라던가 YL 등등

웹계는 다르다고는 합니다...

 

 

 

 

 

4. 한국에서 부모님이나 주변으로 부터 받을 수 있는

유무형의 자산을 포기해야한다.

취직 한정

 

이게 무슨 소리야 싶겠죠?

우리집은 금수저가 아니라서 그런거 없다고 생각하겠죠?

저도 그랬답니다..

 

부모님께 받을 수 있는 유무형의 자산이란,

그렇게 대단한 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엄마가 어디서 받아오는 햅쌀, 고춧가루.

아빠가 오랬동안 수리를 맡기셨던 카센터.

올해 방어가 철이라던데 하면서

가족끼라 매년 가던 동해안.

엄마 친구가 운영하시는 펜션에 놀러가서

1박2일 머물고 청소해주고 온 일 등등..

 

 

이런 것 말하는 겁니다.

무슨 소리 하는거냐 싶겠죠.

 

이런게 있는 삶과 없는 삶은 크게 차이납니다.

미묘하게 갈리는 느낌이에요.

 

 

부모님이 해주시는 명품, 집, 자산...

그런 금전적인 유산을 말 하는 게 아닙니다.

 

 

무슨 일이 있어서 

부모님께 상담하고

부모님 연줄과 경험으로 해결 할 일

여러분의 생각보다 많습니다.

학생 때나 사회초년생 때는 알기 힘듦니다.

 

 

저희 부모님이 달고 사시는 말 중에 하나가

일본에 대해서 알지 못 하니 

도와주려고 해도 방법이 없다는 말입니다.

 

하다 못 해

겨울에 포항초가 맛있지

이런 별 거 아닌 지식들이 

생각보다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재료입니다.

 

여기와서 제일 아쉬운 것들은

의외로

지금이 게 철이니 

어디 어디 항구에 가면 한국처럼 사서 싸게 먹을 수 있다더라

뭐 이런 별 거 아닌 정보입니다.

 

하다못해 부모님 친구이신 세무사 분께 뭘 물어봤다라던가

이런 것들..

 

이런 삶의 조미료 같은 것들을 

포기하고 온다는 것 아셔야 합니다.

 

 

 

5. 경사는 그렇다 치고 조사에 참여를 못 한다.

취직 한정 

(워홀은 1년이니 제외)

 

경사는 비행기를 일찍 끊으면 갈 수 있죠.

조사는 못 갑니다.

코로나 때 

영주권 소지에 어머니 상이었는데 

한국으로 못 돌아가시어서 

NHK 등등 여러 분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입국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https://www.news1.kr/world/northeast-asia/3942920

모친상 못 지킨 재일교포…日외상 "인도적 입국허가 검토"

 

 

저만 해도 

실제 제 조모상 때 급히 비행기를 알아봐도

입관에 못 맞춰 간 전적이 있습니다.

하필 연휴랑 겹친 탓도 있겠습니다만..

 

코로나 때였으면 7일장이어도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본인 조사만 해도 이런데 

주변 사람들 조사는 챙길 수 조차 없습니다.

 

 

 

 

6. 일본에 대한 환상은 접어두세요

워홀 취직 공통

 

한국분들이 가지시는

일본에 대한 몇가지 환상들이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부동산을 안 산다.

→ 거짓말입니다.

가난해서 못 사는 겁니다.

 

일본인들은 결혼을 아예 일찍한다.

→ 일부 거짓말입니다.

도쿄 23구내에서는 결혼 늦습니다.

산 밖에 없는 지방은 확실히 빠르긴 합니다만,

이건 한국도 같습니다.

대학과 커리어 여부가 결혼나이 결정합니다.

 

일본은 사치를 안하고 검소하다

→ 거짓말입니다.

그냥 그 분들이 가난해서 못 사는 겁니다.

만약 이런 말을 하는 일본거주 한국인 분이 계신다면..

그 분 주변의 일본인들이 가난한겁니다.

 

일본은 외제차 선호도 없고 경차를 선호한다.

→ 거짓말입니다.

못 타는 겁니다.

저희 상사는 외제차만 타십니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만약 이런 말을 하는 일본거주 한국인 분이 계신다면..

그 분 주변의 일본인들이 가난한겁니다.

 

일본은 집 살 때 부모가 도와주지 않는다

방 한칸에서부터 시작한다.

→ 거짓말입니다.

일본 부모님들도 자식 잘되는거 원하시니 당연히 도와줍니다.

보통 도와줄 형편이 안되는 겁니다.

한국에서도 요즘도 빌라에서 시작하는 부부도 많습니다.

혹은 도쿄 내 멘션을 빌라라고 생각하시거나;;

 

일본은 한국만큼 학력사회지 않다.

→ 거짓말입니다.

일본이 훨씬 더 계급사회입니다.

단 대학진학률이 30%정도일겁니다.

제 주변분들 자식들 게이오로 입학시키고 싶어합니다.

왜인지 와세다보다 게이오가 선호도가 높은데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만약 주변이 안그렇다고 하시면

그냥 그들과 분리되어서 사시는거라 그렇습니다.

그게 보이는 곳 까지 못 오신겁니다..

일본 애들은 유치원부터 입시입니다.

에스컬레이터로 중학교 와세다로 간 친구들은

대입을 할 필요가 없겠죠.

진짜 잘 사는 친구들은 유치원부터 입시합니다.

영어유치원? 있습니다.

일본도 잘 사는 애들은 영어 잘 만 합니다.

일본애들이 영어 못 하는건 그 밑에 서민들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 얼마전에 대입추천장이 어쩌구저쩌구로 일가족이 박살이 났죠

히사히토 얘기를 보세요. 이 분은 아직 일가족이 박살이 안났네요.

누나가 결혼할 때 쫌 고생하기는 했습니다만.

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478088

‘한국이었으면 형사처벌감’ 일본 히사히토 왕자 도쿄대 특혜 입학설 파문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41211/130620066/1

‘잠자리 연구’ 논란 日 히사히토 왕자, 명문 국립대 진학

 

 

 

일본은 계급사회에 가깝고

다른 계급끼리 섞일 일이 잘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비해 만족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SNS의 발달로 오야가챠 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입니다.

한국어로 비슷한 신조어로는 금수저죠.

여러분이 이걸 극복 할 자신이 있으시다면,

한국이 더 실천하기 쉬우실 겁니다..

 

 

 

 

99. 추가로, 일본어 안된다고 한국계 IT로 취업해서 일본에 오지마세요

취직 + IT 한정

 

제가 이 블로그에서 몇 번 한 말이 있습니다.

일본어가 안되니까

국비지원으로

KOTRA에서 기업찾아서

특히 한국계 IT기업으로 취직?

오지 마세요.

※한국계는 무조건 안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렇게 와서 만족스럽게 일하시는 분

몇 분 못봤습니다.

 

 

일본에서 생활하실 거면

일본어, 일본문화 어느정도 익히시고 오셔야 합니다.

아니면 어느정도 익히실 각오를 하시고 오셔야 합니다.

 

비즈니스 일본어 잘 하셔도

일본문화 잘 모르면 

동료와 잡담이 안되고

캐주얼한 일본어로 내리는 업무지시 

이해 못 하십니다.

 

비즈니스 일본어 못하시고

일본어 잘 못 하셔도

줄임말 이해하시고

어느정도 일본문화에 익숙하신 분이

적응을 더 잘하십니다.

 

생각해보세요

초등학생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하나

밈이나 농담을 다 이해하고 지시를 다 이해하는 외국인 사원과

뭘 말하든 딱딱하게

가볍게 말하면 지시를 이해 못해서 

사외 클라언트들보다도 더 

정중하게 말해야만 하는 외국인 직원.

 

 

영업직 아니라는 전제하에(중요)

어느 쪽 뽑겠습니까..?

 

물론 베스트는 둘 다 되는 직원입니다.

 

아마 최소 N1정도 되셔야 고생 안하시기는 하십니다만,

일본문화에 관심이라도 있으면 눈치코치로 일하는데

관심이 없으면 눈치코치를 발휘 할 기초정보가 없는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일보문화는 뭐 JPOP이나 만화 같은 거 말하는 건 아닙니다..

좀 더 공기처럼 은은하게 녹아있는 문화를 말합니다.

마치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을 것 같은 

공교육의 산물같은거요.

 

 

 

그러니 일본어 안된다고

한국계 IT 국비지원으로 일본 가야지..?

오지 마십시오.

 

연이 닿아서 한국계 회사 가게 되었습니다,

이런거는 괜찮습니다.

한국계라고 다 안 좋다는 게 아닙니다..

 

일본어를 못해서

한국계만 갈 수 있다면

오지 말라는 이야깁니다.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이 글 다 읽으시고도 

난 일본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신다면

 

도전하세요.

 

 

 

여기 별로 천국 아닙니다.

한국에 비해서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라고 보장 못 합니다.

 

 

 

다만, 

그냥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더라구요.

그냥 거기서 다 거기입니다.

 

 

 

연이 있으면 저랑 마주치는 일도 있겠죠?

 

취준하시는 길, 

행운이 깃드시길 바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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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삼아 쓰는 블로그이긴 합니다만, 네이버 어플에서는 알람이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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