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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생각

일본에서 신졸로 입사한지 3년차, 그냥 기록해 남겨보는 스냅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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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속 된 뒤로 치면 아직 3년차는 아니지만 올해 4월을 기점으로 입사 3년차가 되었다.

 

회사는 점점 크기가 작아지고 있고 (...)

30명 남짓한 부서는 지금 12명으로 줄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내가 들어오기 2년전 - 4년전 미친 고용(전체 6천명인 회사에서 신입 팔백명이 웬말인가)을 했으니 슬슬 그사람들만 빠져도 이렇게 되기는 한다. 실제로 그만 둔 사람들을 보면

 

꼬꼬마 선배들(셀 수가 없다),

중간관리 선배들 2 

 

이렇게 꼬꼬마 선배들이 제 2 신졸이나 3년 꽉 채우고 그만 둬 가는 것이다.

 

나도 올해가 제2신졸로 입사 할 수 있는 마지막 찬스이니 마음이 흔들흔들 하는 것도 사실.

 

회사에 신입 막차를 탄 것과 진배 없고 바로 내 윗기 선배들이 여전히 30퍼센트 가량 있다.(윗기가 정말 많다 800명..)

 

내가 엄청 뛰어나서 뭔가 눈에 띄는 면이 있으면 좋겠으나 평범한 스킬을 지닌 외노자는 그냥 평범한 스킬의 국내 노동자보다 못 한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사실 당장 한국가서 같은 연봉 받을 수 있다고 하면 갈 수 도 있겠지만 제 스킬 트리에선 무리네욤.

 

 

 

사실 회사가 튼튼했으면 이 시점에서 이직은 생각 안 했을 수 도 있는데 내정 받고 나서 흔들흔들해도 설마하니 셰어율 1위를 믿었었는데 지금도 거대 외자계를 제외하면 1위긴 하다. 

 

너무 열심히 적으면 어느 회사인지 들킬 것 같으니 각설하고.

 

 

여기까지 여담으로 하고, 왔다리 갔다리 했지만 일본생활 5년차, 회사인 3년차에 돌입한 지금 감상을 적어봅시다.

 

1. 일본에 온 거 후회하는가?

> 일본에 안왔음 이제 신인이겠지. 솔직히 내가 취준 할 때는 "헬조선"이란 단어가 널리 있던 시기라.. 오고났더니 한국이 엄청난 행정력을 발휘하기 시작해서 후회가 안된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래도 일본이 취준하기는 쉬어요. 일본어를 제외하면. 업계에 따라서는 다를 수 있지만 솔직히 포텐셜 채용이라 열심히만 하신다면야. 토익 점수도 그렇고 취준에 한해서는 일본이 한국에 비빌 바가 아님.

그렇다고 일본애들이 똥멍청이다, 그런건 아니고. 여유가 있죠. 정작 회사 들어오면 일본 친구들 엄청 일 열심히 함. 

채찍이 없는 상황에서도 열심히 공부 할 줄 알아야 함. 이거 진짜 생각보다 어려웠다.

 

2. 한국인 차별?

> 케바케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는 외국인이 많아서 그닥 티가 안남. 물로온 없잖아 있지만 막 난리칠만큼은 아님.

그리고 영어 공부가 더 중요하다. 그룹사가 인도에 있어서 하청을 주는데 커뮤니케이션은 당연히 영어. 

별개로 방송계등은 한국인 차별 쩐다고 들었음. 특히 장미 대선으로 정권 바뀐 뒤로 한일 관계가 나빠진건 사실이기에 그게 영향을 준다고 하긴 함. 

 

3. 안 외로워요?

한국이었으면 안 외로웠을까?

안 허무했을까?

안 외롭진않지만 난 한국에서도 외로웠어서. 역시 거리가 있으니 부모님이랑 애뜻해지기는 해요.

내가 일본오기 전 쌓아왔던 관계가 다 한국에 있는거는 외롭긴 한데 난 한국에 있을 때도 친구들이랑 매일 만나지 못했었어서 잘 모르겠음.

단, 만나러 못간다는 이 코로나시국은 힘들기는 함. 

방구석에만 있지 말고, 일본에서도 여러 커뮤니티에 참가하면서 관계를 만들면 되기는 함. 밋업이라던가 츠나게이트라던가. 페이스북 그룹이라던가. 교류회라던가. 

근데 교류회는 자주나가면 질림. 밋업은 영어도 배울 수 있음. 

그리고 한국 분들은 교회 많이 나가죵.

 

4. 집세 안비싸요?

엄청 비싸요. 싼데로 가려면 통근 1시간 반. 저같은 체력 거지는 못해요.

 

5. 일본에 살아서 좋은 점?

독립.(그닥 없음..)

저랑 일본 생각보다 잘 맞기는 해요. 한국 사람들 중에는 아예 못 버티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그냥 저냥 잘 맞음.

본인이 잘 맞으시는지도 중요해요.

그냥 나는 돌아가기 귀찮을 뿐.. 친구들 가족 말고 굳이 한국이란 나라에 살아야 할 이유가 없음.

그만큼 일본에 살아야 할 이유도 없어요.

 

6. 타테마에 혼네 어때요

한국이라고 아예 없는 것도 아니잖아요.

일본인 너무 믿지 말라고 하는데 한국인도 너무 믿으면 안됩니다

본인이 되게 털털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일본 잘 안맞으시고 걍 꼬장꼬장하고 너 쓸데없이 예민하다는 말 들으시는 분은 잘 맞으실 듭.

저는 눈치는 없는데 쓸데없이 눈치본다는 말 듣던 사람이라 잘 맞는 걸 수도 있어요.

 

 

 

 

사실 일본에서 살다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는 게 꿈이었는데 요즘 코로나 때문에 미국도 저모양인지라 

요즘 내 인생 어떻게 굴러갈까 생각하고 있음.

막 독신주의 이런건 아니지만 결혼주의자도 아닌데, (굳이굳이 적당한 사람 이란걸 찾아서 만나서 결혼하기 위해 내 에너지를 써야 하는가) 가족은 필요한 사람이라는걸 일본살이 3년동안 깨닳았는데 함께 갈 친구 동지 가족 등등이 없어서 좀 힘든건 있어요. 아마 올해는 그런 공동체란 무엇일고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는 해가 될 듭.

 

사실 이 모든건 내가 교회를 나가면 자동으로 해결 될 문제.. 

왜 우리나라는 이런 교회를 제외하고 그런 유대감을 만들 수 있는 조직이 잘 없을까요.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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